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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경산까지 40분대 OK…대구권광역철도,시민의 발 준비 '착착'

구미~경산까지 40분대 OK…대구권광역철도,시민의 발 준비 '착착'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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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1 07:58  |  수정 2023-10-11 08:34  |  발행일 2023-10-11 제15면
내년 말 개통 앞두고 시운전 분주
추후 2·3단계 사업까지 확장 계획
거대한 지역 생활권 하나로 묶여
동대구역에 시범 운영 중인 대구권광역철도. 가운데는 철도 내부 모습. <현대로템 제공>

 

대구와 경북을 하나의 철길로 연결할 '대구권광역철도 시대'20231127_181130.png

 

가 내년 말 개막한다. 경북 구미와 서대구, 동대구, 경산을 잇는 대구권광역철도는 대구생활권 주민들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광역권 노선'이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대구권광역철도 개통 전 대구와 경북의 광역환승제도까지 완비되면 수도권과 같이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경기도 버스로 갈아타는 대중교통 체계가 구축된다.


◆대구권광역철도, 2024년 개통 목표로 '착착'

대구권광역철도(1단계) 사업은 구미~사곡~북삼~왜관~서대구~대구~동대구~경산을 잇는 총연장 61.85㎞ 구간의 건설사업이다. 2019년 착공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 늦어도 내년 말 개통을 목표로 한다. 대구권광역철도는 기존 경부선 철도의 여유분을 활용해 대구와 인근 경북지역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 상생 발전을 도모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공사를 담당하는 국가철도공단과 열차 운영사 코레일, 열차 제작사 현대로템은 대구권광역철도 개통을 앞두고 막바지 점검에 한창이다. 출발역인 구미역 인근에선 대구권광역열차(EC)의 시운전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2량 1편성의 아담한 크기의 대구권광역열차는 부산과 울산을 연결하는 동해선과 유사한 파란 색상 지하철이다. 최대 수용 가능 인력은 좌석 78명, 입석 218명으로 총 296명이 탑승할 수 있다. 차량 길이 20.47m, 폭 3.12m, 높이 3.75m인 이 열차는 최대 시속 100㎞ 속도로 대구와 경북을 오간다. 전체 크기로만 봤을 때 모노레일 형태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보다 작지만 유사한 수용 능력을 갖췄다.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대구 3호선 열차의 차량 길이는 46.2m이며 폭 2.9m, 높이는 3.8m다. 좌석 수는 89석, 입석은 176석으로 대구권광역열차와 큰 차이는 없다.

홍순호 현대로템 책임매니저는 "현재 구미와 경산역 일대에서 차량을 시범 운행 중"이라며 "내년 하반기 개통을 위해 성능 검사 등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내년에 대구권광역철도가 개통하면 대구에서 구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은 물론, 경산을 오가는 시민의 교통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철도공단 등에 따르면 대구권광역철도는 1일 기준 편도로 총 61회 운영된다. 출근 시간(첨두시) 때는 15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평상시엔 20분에 한 대씩 배정돼 대구와 경북을 오간다. 전 구간 운행 시간은 43분이다.

◆황금노선으로 주목받는 '경부선'

대구권광역철도는 대부분 기존 역을 개량하거나 경부선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건설된다. 경부선 역사인 구미, 왜관, 대구, 동대구, 경산 등 5개역과 함께 사곡, 북삼, 서대구역이 신설돼 운영된다. 2015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이 수립된 대구권광역철도는 이후 10년 단위 계획에 따라 구축됐다. 사업비로 총 2천37억원(국비 70%·지방비 30%)이 투입됐다.

대구권광역철도 전철망 구축은 올해 말 완료를 목표로 한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경산역과 구미역 개량 공사는 각각 85%, 82% 진행됐다. 왜관역(79%), 사곡역(75%), 대구역(65%), 동대구역(64%) 또한 시설공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 외 신설 역사인 서대구역은 100% 공사가 완료됐고, 북삼역은 2025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경부선을 활용하는 만큼 역사 명을 지역을 대표하는 유명 인사의 이름으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구미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인근을 지나는 대구권광역철도 사곡역을 '박정희 생가 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5월에 국가철도공단에 역명 변경을 요청한 상태다.

경부선 역사 확보를 위한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추후 2단계(김천~구미)와 3단계(경산~청도) 사업까지 계획되는 등 대구권광역철도의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대구시민은 물론, 김천·구미·칠곡·경산·청도 주민들도 1시간 안에 왕래할 수 있게 된다.

◆광역환승제 도입으로 하나의 생활권 완성

대구권광역철도 개통과 함께 대구와 인근 8개 시·군의 버스 환승체계도 재정비된다. 현재 대구와 경북은 대구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비롯해 김천·구미·칠곡·경산·영천·청도·고령·성주의 시내 및 농어촌 버스, 대구권 광역철도의 환승체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크게 대구권(대구·영천·경산)과 구미권(구미·김천·칠곡)으로 나뉘는 대중교통 환승체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유력한 환승 방식은 버스 간 무료 환승제에 광역 열차 탑승 시 운임의 50%를 할인하는 '무료환승제'와 '광역철도 정액할인제'가 거론된다. 앞서 대구시와 경북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열린 '대구경북 공동생활권 대중교통 광역환승체계 검토 용역' 최종 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합의했다. 당시 용역을 주관한 대한교통학회는 이용자 부담과 운수업체의 수입, 지자체 재정지원금, 시스템 구축 및 운영 측면을 다각적으로 살펴봤을 때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대구권광역철도 개통 전 대구의 대중교통 요금 또한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구와 환승체계를 함께하는 영천과 경산은 교통카드 기준 1천250원의 요금을 징수하고 있지만, 앞으로 같은 환승체계에 묶일 구미·김천의 일반 버스 요금은 1천400원(현금 1천500원)이다. 여기에 서울시는 지난 8월 버스 요금을 1천200원에서 1천500원으로 300원 인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가 대구권광역철도 개통에 맞춰 대중교통 요금체계를 변경해 인근 도시들과 키높이를 맞출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대구와 경북이 광역환승제를 통해 하나로 묶이면 부족한 유동 인구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풀어야 할 숙제로는 버스 환승 손실금 보존이나 농어촌 버스 단말기 설치 등 인프라 구축을 꼽았다. 우용한(경일대 교수) 대한교통학회 대구경북지회 고문은 "그동안 없던 광역권 환승제가 도입되면 대구와 경북이 하나의 생활권에 묶이게 된다"라며 "대구권광역철도 개통에 맞춰 대중교통 환승체계가 차질 없이 도입되면 이용 편의성 증대에 따라 그동안 소외되어온 일부 지자체의 유동 인구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